얼마 전 우연히 티스토리 메인에 떠 있는 글을 보았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링크를 남겨드리겠지만, 주인장님께서 안 좋아 할듯하여 링크는 걸지 않겠습니다.
내용은
"'택시 NFC안심귀가서비스'때문에 택시기사의 정보가 소비자에게 넘어가는데 이건 택시기사의 인권을 무시한 행위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참고 : 한국일보 - [전국 패트롤] 서울시, 모든 택시에서 안심귀가서비스 제공 外)
고객의 안전을 위해 택시기사의 정보를 줘야 한다면 택시기사의 안전을 위해 고객의 정보도 내놔야 한다는 식으로 포스팅을 해두셨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건 논쟁에서 별 도움이 안 됩니다.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버릴 테니 네 껏도 버리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인데 만약 이것이 수용된다면 결국 얻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가끔 이런 결과에도 '결국 내 의견이 먹혔으니 된 거야 ㅋ'하는 경우가 있는데 결국 얻고자 한 것은 못 얻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상대방이 포기한 것이 얻고자 한 것에 준하는 효과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상관없습니다. 이것은 밑에서 더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지적했더니.......
이 위에 댓글들은 좀 주제가 딴 대로 가서 스샷은 올리지 않았습니다만 제 댓글의 마지막 단은 거의 비슷한 지적을 했습니다.
블로그나 SNS, 게시판 같은 곳은 기본적으로 공개 속성입니다.
말 그대로 누구나 와서 보는 장소이고 그러므로 의사소통을 전제로 글을 쓰는 장소입니다.
가끔 실수로 비공개 글이 노출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런 목적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웹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런 웹 공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듯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위 블로그의 주인장도 그런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행동을 하고 계십니다.
이 짤빵은 '진지'하게 쓰여진 것이라는 가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개그 짤빵으로 쓰고 있다.
물론 근거도 없는 악플이나 포스팅을 했다면 그것은 '의사소통'이 아니므로 그것 자체로 비난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잘되시라는 마음에 정성껏 쓴 댓글이나 포스팅이 저런 취급을 받으면 가슴이 아픕니다.
글의 목적에 따라 특정그룹과 의사소통을 원하는 경우라면 그 그룹이 속한 곳에 글을 올리게 됩니다.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이런 속성과 거리가 멀죠.
거기다 메타블로그에 발행을 했다면 더더욱 말이죠.
다른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소비자가 계속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면 그것은 전문가의 책임입니다.
(참고 : '어떤가요'와 '차차차'로 보는 "대중의 선택은 항상 옳은가?")
전문가는 소비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습니다.
IT종사자인 저에게는 웹같은 IT기술을 일반 사용자들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 신념을 위해 정성 들여 포스팅과 댓글을 남깁니다.
(저도 신이 아닌 관계로 매번 그렇지는 않습니다 ㅎㅎㅎㅎㅎㅎ)
그런데 이렇게 정성 들인 글이나 댓글이 저런 취급을 받는 것을 보고 있으면 신념의 회의감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나 위 경우 같은 경우는 회의감과 함께 "그렇다면 왜 포스팅을 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궁금증이 듭니다.
제 입장에서는 저런 목적이라면 그냥 비공개 글로 쓰는 것이 맞는다고 보니까 말이죠.
일방적으로 정보만 전달할 생각이었다면 댓글을 막아두는 것이 맞죠.
그는 자신의 억울함 때문에 숭례문에 불을 질렀다고 했지만 아무도 그의 억울함과 숭례문사이의 연관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웹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현상 중에 하나가 자신이 잘못된 주장을 하던 재대로된 주장을 하던 무조건 옹호하는 사람이 아니면 다 적으로 보는 현상이 있습니다.
현실에서도 이런 사람이 많죠.
현실에서는 이런 사람을 보면 앞에서만 맞춰주고 뒤로는 이득이 되는 선에서만 거리를 유지하는 편인데 웹상에서는 나름 전문가라고 이러고 있는 제 모습이 웃기긴 합니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고....
저 블로그의 포스팅 왜 잘못된 주장을 하고있는 것인지 다시 이야기 해봅시다.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버릴 테니 네 껏도 버리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인데 만약 이것이 수용된다면 결국 얻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가끔 이런 결과에도 '결국 내 의견이 먹혔으니 된 거야 ㅋ'하는 경우가 있는데 결국 얻고자 한 것은 못 얻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상대방이 포기한 것이 얻고자 한 것에 준하는 효과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상관없습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 얻고자 하는 걸 얻기 위한 주장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외상황에서처럼 '상대방이 포기한 것이 얻고자 한 것에 준하는 효과'를 가졌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봅시다.
고객 : 어라 이 택시는 'NFC안심귀가 서비스'가 없네요?
택시기사 : 전 제 정보를 주는 게 싫어서 설치 안 했습니다.
고객 : 아 그렇군요. 전 있는 택시 탈게요. 수고하세요.
택시기사의 입장에서 봅시다.
택시기사 : 고객님 고객정보를 주셔야 탑승할 수 있습니다.
고객 : 전 주기 싫은데요.
택시기사 : 그럼 탈 수 없습니다.
고객 : 그래요? 그럼 다른 택시 타죠 뭐.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고객이 아니고 서비스 제공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이 손해를 보자는 식의 주장을 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보통 문제로 이야기 할 때는 '너도 내 입장이 돼서 생각해봐 어떻겠냐?'라는 식으로 설득하거나 '잃는 것과 비교해 얻는 것이 없다.'것을 알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이미 다음과 같은 정보를 알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 택시기사의 정보를 고객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범죄예방이 되지 않는다.
- 개인의 정보수집은 어떠한 경우에도 최소한으로 해야 하면 수집이 불가피한 경우 모두 만족할 만한 암호화가 필요하다.
- 지금은 택시기사의 정보지만 나아가서 접근한 모든 사람의 정보까지 수집하기 위한 교두보 같은 서비스일 수 있다.
다시 고객의 입장이 되어 봅시다.
고객 : 어라 이 택시는 'NFC안심귀가 서비스'가 없네요?
택시기사 : 전 제 정보를 주는 게 싫어서 설치 안 했습니다.
고객 : 잘하셨습니다. 범죄예방에 별도움도 안되면서 중요한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걸 정당하다고 여기는 그런 서비스는 없어져야 합니다.
위의 예제일 뿐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근거를 찾지 못한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갑과 을의 싸움에서 을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같은 손해를 보자'는 아니라는 것이죠.
을이 더 피해를 많이 보기 때문에 결국 '같은 손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첫 댓글 이후로 저도 흥분하는 바람에 비아냥거리는 투로 글을 쓰게 되면서 역효과가 난듯합니다.
너무 자기가 싫다는 아이디어를 마치 자기한테 큰 이익이 된다고 말하고 있길래 모순된다고 지적하니 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격하게 나오시기에 저도 모르게 흥분했나 봅니다;;;
(겨우 이런걸로 흥분 하면 안되는데 말이죠 ㅜㅡ)
원인이야 어찌 됐건 저는 저분에게 저 이야기가 왜 자신에게 독이 되는지 이해시키는데 실패했습니다.
더불어 웹공간의 특성을 이해시키는 데도 실패했죠 ㅎㅎㅎㅎ
아마도 저분이 원한 것은 택시기사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택시기사와 승객 모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과연 저 글로 이런 생각이 전달될 것인지는.....
블로그 방문자의 대부분은 승객 입장이라 택시기사의 고충은 이해가 가지만 승객으로서 좋은 서비스인 것 같다고 생각할 텐데 말이죠.
어찌 됐건 그런 점을 지적하여 좀 더 많은 사람이 저분의 의견에 동조(?)하도록 하고 싶었지만 보기 좋게 실패했습니다 ㅎㅎ
물론 저도 이상하게 쓴 글이 많습니다;;
저도 남 이야기 할 처지가 아니죠 ㅎㅎㅎ
다른 분들과 논쟁 후 생각해보니 제가 잘못 이해하거나 생각하고 있던 적도 많죠.
저도 저분에게 서운해서 이러고 있을 입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ㅎㅎㅎ
결국 전 아래와 같은 댓글을 남기고 마무리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글을 트래백할까 하다가 아무리 좋은 일이라고 싫다는 사람한테 계속 그러면 개독들과 다를 게 무엇인가 싶어 관뒀습니다.
최소한 제 조언이 다른 포스팅을 할 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